머리숱이 적을수록 세금을 적게 부과하는 탈모자 위로 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서울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날밤을 새 가며 머리털 개수를 세어 세금 면제 서류를 제출했습니다. 이들 중 머리털 개수가 정확히 같은 두 사람이 과연 존재할까요?

이처럼 얼핏 보면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대답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비둘기집의 원리(Pigeonhole Principle) 입니다. 비둘기집의 원리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0마리의 비둘기가 9개의 비둘기집에 모두 들어갔다면, 2마리 이상이 들어간 비둘기집이 반드시 하나는 있게 마련이다.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지요? 똑같은 논리를 아까 머리털 문제에도 적용해 봅시다. 서울의 인구는 천만 명이 약간 넘는다고 합니다. 사람의 머리에는 평균적으로 10만 가닥의 머리털이 있다고 하는데, 넉넉하게 잡아서 머리털이 제일 많은 사람이 100만 가닥 있다고 하겠습니다. 천만 마리의 비둘기가 백만 개의 비둘기집에 들어갔다면, 반드시 같은 비둘기집에 들어간 비둘기가 두 마리 이상 있기 마련이죠. 따라서 머리털 개수가 정확히 같은 두 사람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이와 같이 비둘기집의 원리는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곳저곳에서 유용하게 사용됩니다.